개인집을 문화시설로 만들어 갤러리로 15년간 운영했던 비영리 공간 '대안공간 눈이 사라진다.

지난 26일 대안공간 눈의 전시 마지막 날 광교IT기자단 취재2부는 대안공간 눈을 찾았다. 반가운 얼굴로 우리기자단을 맞은 이윤숙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울한 표정으로 저를 찾아오신 분들이 가실 때는 웃고 나가십니다.”고 말했다. 이 말에 어두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 밸런스 패치 전시작

대안공간 눈은 김현호, 오현석, 이영후, 이지민, 이창근, 장한솔, 정연종 등의 7명의 젊은 작가와 이장로 기획자가 함께한 밸런스 패치 전시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마지막 전시는 신진 기획자 이장로에 의해 기획됐다.

마침 패치 밸런스에 함께한 작가를 만났다. 어렸을 때 당한 성폭행의 힘든 경험을 마음의 힘듦으로 기억하다가 이번에 사진작업으로 풀어낸 작가이다. “처음으로 나의 이야기를 내 놓고 그러면서 악몽 같은 기억에서 해방되고 치료되는 경험을 했습니다”면서 “발 디딜 곳 없는 서민, 시민 작가들이 출사할 수 있는어 좋은 공간인데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안타깝습니다. 이 시점에서 마지막 전시를 하게 되어 또 다른 의미가 부여됩니다.”고 작가는 말했다. 이렇게 이 공간은 또 다른 힐링의 공간이기도 했었다.

▲ 작가 작품

'이제 대안공간 눈에서의 전시작품은 다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가슴이 허전하고 먹먹해 졌다.

돌아 나오면서 미술관 봄 지하전시실에서 이윤숙 대표의 2004년도 전시작품 숨·쉼을 둘러보았다. 작품 속에서 돋아나는 삯들을 보면서 이윤숙 작가의 새로운 도전과 출발의 표출을 생각했다.

▲ 이윤숙 대표 작품

수원에 하나 뿐 이던 비영리 전시공간이 사라진다니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러나 예술공간 봄 갤러리와 카페는 지속된다고 한다. 조각가 이윤숙의 또 다른 조각 작품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근처에 행궁동 벽화골목박물관이 오픈됨과 아울러 행궁동 벽화골목은 여전히 재미있게 커가니 다행이다.

▲ 봄 전시관 입구

“대안공간 눈은 미술관이나 상업적인 화랑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해왔다. 신진작가나 젊은 예술가들이 그들의 에너지를 뿜어내고 활동할 수 있는 버팀목으로 힘들게 서 있었다.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화성은 아름다워졌으나 골목은 쇄락해 갔다. 그런 골목마을을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 지역 어르신들과 소통하며 골목에 생기를 불어 넣고 지역을 활성화 시키자는 생각을 했다. 젊은 작가들의 활동을 지원 하고 이들의 비빌 언덕이 되자, 그리고 지역을 활성화 시키자 하는 것이 대안공간의 목표였고 15년이 흘렀다.”고 이윤숙 대표는 잠시 말을 끊었다. "올해 벽화도 어느 정도 복원되었고 내년에 벽화골목 빈집에 마을 공방도 오픈하게 되지요. 북수동 벽화골목 일대가 아주 번창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소한 문화공간들이 점점이 이어지면 행궁동 관광활성화는 성큼 앞당겨질 것입니다"하고 말하는 이윤숙 대표의 얼굴은 새로운 기대로 상기되었다.

대안공간 눈은 수원의 신진작가들이 작가로서 입문할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면서 함께 어우러져 실험적인 20~30대 젊은 작가들이 작가로 발돋움하는 디딤돌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이곳에서 젊은 신진작가들은 저마다 새로운 감각으로 톡톡 튀는 작업을 선보여 관람자들에게 새로운 신선함을 맛보게 했다. 실험적인 작품전시가 주를 이루었던 대안공간 눈은 수원의 보물 같은 장소였다.

북수동 골목길을 벽화마을로 만들어 함께 어우러져 전국에서 많은 이들이 찾았던 대안공간 눈이 이제 기억속의 미술관으로 남는다. 씁쓸한 표정의 이윤숙 대표를 뒤로하고 발길을 돌렸다.

▲ 대안공간 눈 전시장 앞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젊은이들이 작가로 설 수 있는 길잡이로, 마중물로 든든히 서 있던 문화예술 공간이 문을 닫고 기억 속으로 사라지다니 가슴 아픈 일이다.

지금이라도 관에서 예민한 부분을 다시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제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비영리 공간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서민, 시민들이 마음 놓고 끼를 발산하고 힐링할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이 꼭 다시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공동취재 : 유은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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