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가 무엇일까? 고민해 보는 시간되어

1월 30일 오전 영화 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의하면 ‘남산의 부장들’영화는 하루 동안 21만 2022명의 관객을 추가하여 8일 동안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관객 수 360만 명을 돌파했다.

▲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영통메가박스.
▲ 관객을 즐겁게 하는 개봉영화 관람에 줄을 잇다.

설 대목을 겨냥한 개봉영화(2020.1.22.개봉)인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은 “모든 세대가 대화의 소재로 삼을 수 있는 영화로 정치적 성격이나 색깔은 없다”고 강조했다. “각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1979년 10월 26일 청와대 궁정동 안가에서 김규평 역(이병헌)이 대통령을 암살한다. 동시에 경호실장도 암살한다. 이 사건은 40일전 미국에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곽도원)이 청문회를 통해 전 세계에 정권의 실체를 고발하여 파란을 일으킨다.

▲ 각하의갈등, 김규평 역(이병헌)

이를 막기 위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과 경호실장 곽상천이 나서고 대통령주변에는 충성세력과 반대세력이 뒤섞이기 시작한다. 혼돈과 갈등은 계속된다. 1979년 제2의 권력자인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전 40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남산의 부장들’(114분, 15세 이상 가)이다. 첫 캐스팅소식이 들리자마자 예비 관객들은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과 이병헌의 두 번째 만남을 주목했다. 그래서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았다.

▲ 영화 속의 배역과 실제적 인물들의 비교.

이성민이 연기한 박대통령은 1961년부터 1979년까지 18년간 제1의 권력자로서 독재정치를 행한 인물로 그려진다. 자신만의 용인술로 청와대를 굳건하게 지켜왔으나 세월이 흐르자 부와 권력에 대한 욕심을 가까이 할수록 판단력, 흔들리는 심리를 재현해냈다. 이병헌은 특유의 해석력과 천재적인 연기력으로 관객들이 김규평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각하,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남산의 부장들'에서의 이병헌.

이마 위로 힘줄이 돋는 모습까지 연기하는 이병헌(중앙정보부장 역)이 순간순간마다 안쓰러웠다. 고뇌 끝에 독재자 대통령을 시해한 다음 실제적 인물인 김재규가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 혁명을 한 것이라고 최후진술을 하는 장면은 장렬했다. “임자 하고 싶은 대로 해, 임자 곁에 내가 있잖아”, “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셔야지요?”, “저딴 버러지 새끼랑 정치를 하시니 나라가 이 모양 이 꼴 아닙니까?” 각하!

이미 정권에 눈이 멀어 들리지를 않는다. 독재자의 말로가 다가온다. 박정희 유신독재를 경험하지 못한 청년세대들이 영화를 보며 열광하고 강력한 반응에 주목할 필요는 있다. 대통령에 대한 충심에 갖은 굴욕을 참아가며 그 자리를 지키려는 인물들을 보며 인간의 기본적 속성이 이런 건지 반문하게 된다. 권력의 속성은 바뀌지 않았다. 영화 속 여성 로비스트가 “세상이 바뀌었어? 이름만 바뀌지,”하고 내뱉는 대사 그대로다. 비열한 권력유지라는 것이 오히려 서글픔뿐이다.

▲ "임자, 하고 싶은 대로 해" 박대통령 역에 이성민.

1972년 10월 유신은 헌법에 명시된 3권 분립과 민주적 절차를 형해 화하고 법과 제도를 박정희 중심으로 재편한 친위쿠데타였다. 그 시절 선거공작부터 정책개발까지 중앙정보부가 주물렀다. 권력은 영원하지 못함을 깨닫게 했다. 관객을 세대로 분류해보니 20대 32%, 30대 39%, 40대 19%, 50대 9%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며 초법적 권력이나 지위를 내려놓는 것이 권력기관 개혁 요구의 본질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대통령비서실의 법률적 근거인 정부조직법 14조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비서실의 초법적 권력과 지위가 눈에 잘 안 보이는 것 같은 마음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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