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대학정책보다 정치가 앞서...구조적인 변화를 해야

지방 3년 전문대 출신, 화이트칼라가 아닌 육체노동에 접근하는 블루칼라에 가까운 직종, 나이는 40이 넘어 장가를 빨리 가야하는 긴박감, 신부 감으로 고등학교 졸업에 직장 있는 여성이면 OK다. 이렇게 신부 감에 대해 쉬운 조건을 걸었다. 그러나 고졸만의 여성은 찾기가 너무 힘들다. 모두가 대학을 나온 여성이다. 그렇다면 ‘고학력 인플레이션’이다. 이른바 좋은 대학만 입학하면 수직적 신분상승이 가능하다고 여기는 현실적 풍조이다. 흙수저 아닌 금수저가 대세인 시대에 못가진 자는 서글프다. 대학의 학과는 관계없이 돈 잘 벌고 취업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업군인 의사, 법률분야 등 전문직이 우선이고, 기초과학이나 학문적 심오함이 요구되는 철학을 비롯한 인문분야는 선호하지 않아 어려서부터 개인의 취미, 적성, 환경과는 별개로 진로교육이 아예 없거나 어려운 것 같다.

 

▲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학원가를 향한 발걸음이 빠르다.

대학이란 무엇인가? 진리를 탐구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며, 진리의 상아탑, 지난날의 대학 사각모자는 그 자체가 우상이었다. 이제 대학가 앞은 도서관이나 책방이 아니라 술집을 비롯한 준 환락가이다. 변해도 너무 변했다. 한국대학은 정치적 역할과 정당성을 모두 상실한 채 위기를 맞고 있다. 날이 갈수록 입학정원에 비해 대학수험생의 규모가 적어지니 위기일 수밖에 없다. 특히 지방대학 일수록 그 위기가 심각하다. 정책적으로 대학등록금은 동결되고 경쟁력엔 관심이 없으니 재정운영이 힘들어지게 된다.

▲ 소질과 적성을 고려한 진로의 선택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지방대를 건전하게 육성을 하지 않아서인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외국 유학생을 무분별하게 유치하게 된다. 대학의 학사운영 역시 엄격하지 못하고 적당히 함으로 학교에 대한 대외적인 이미지와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말 그 해법은 없는 것일까? 교육부는 적절한 투자 없이 입학정원부터 등록금, 커리큘럼, 재정운영 등 직간접으로 규제 일변도로 해온 것이 고등교육정책이었다. 국가가 대학교육의 책임을 지고 과감한 투자를 하는 유럽이나 감독과 관리를 철저히 하되 자율권을 주는 북미권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8년 제시한 자료를 보면 고등교육을 위한 공공재원 비중순위는 35개국 중 31위였다.

특히 2019년 대학생 1인당 정부 부담 공교육비는 3985달러(약 476만원)로 OECD평균 1만 267달러(약 1226만원)보다도 적었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의 국가경쟁력 평가를 인용한다. 대학시스템의 질은 2012년 기준 144개국 중 44위였다.

그러나 2017년에는 137개국 중 81위로 하락했다. 세계경제대국 10위라고 하지만 대학은 인문적 지식과 과학기술이 만나는 곳도 아니고 질적인 도약을 약속하는 곳도 아니다. 대학교육의 질을 올리고 연구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한 정부의 혼신의 힘이 보이지 않는다. 정치가 모든 면에 앞서 좌지우지한다. 그래서 가시적인 선심성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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