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쇠 불고기 쌈밥! 사회적 거리는 멀어도, 마음은 아주 가깝다.

약 3개월간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코로나19)은 늦겨울과 초봄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마음까지 멀어져 견디기 힘든 고통의 시간이었다.

계절의 변화 속에 긴 겨울이 지나 봄이 되면 누구든 느끼는 것이 춘곤증이다. 집콕, 방콕으로 겨우내 운동부족으로 움츠렸던 온몸이 이제 봄 운동으로 활력을 찾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함이 매우 안타까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진대사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특히 노인층은 생활의 무력함과 공허함이 더해 무엇보다 적절한 영양공급이 필요하다.

25일 유기농 재배의 음식으로 소문난 ‘남양주 목향원’(남양주시 덕릉로 1071번길 34-12)을 찾았다. 서울 강남역에서 치과에 들른 뒤 혼잡한 강남거리를 어렵게 빠져 나와 도시 고속도로를 달렸다.

▲ 모처럼 해방감에 들뜬 사람들이 매우 행복하다.

거리상으로는 그리 멀지는 않은데 전형적인 신호 대기와 정체를 반복하여 거의 3시가 되어 도착한 곳, 목향원엔 수많은 인파로 가득했다. 결코 작지 않은 식당 안엔 명품 맛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넘친다.

봄이 한 입에! 석쇠 불고기 쌈밥! 아마도 서울 주변의 동서남북에서 소문을 듣고 달려 온듯하다.

▲ 마이크로부터 번호가 호명되어야 식당 입실이 가능하다. 30분 대기는 기본이다.

대기자가 많아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할 일은 번호표 뽑기다. 대기자만도 보통 50명은 넘었다. 듣기로는 보통 30분은 기본적으로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로 만원이다.

코로나19가 조금은 느슨해져 쏟아져 나온 인파로 4인 가족이 많았다. 그래도 마스크를 쓴 채 야외에서의 봄을 즐겼다. 부모와 아들, 딸 이렇게 넷이 한 상을 차지했다. 석쇠 불고기 쌈밥! 1인 기준 15,000원이다.

이 정도의 가격은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다. 아주 특별한 명품 맛 집이다. 유명 방송 삼사(KBS, MBC, SBS)에서 이미 소개가 된 터라 유명을 더 타는 것 같다. 곳곳에 방송된 프로 사진이 전시해 있다.

▲ 1인당 15,000원 하는 유기농 석쇠 불고기 쌈밥 식탁.

유기농으로 재배한 쌈 채소, 최고의 건강식이다. 다솜농장에서 공동으로 생산한 채소로 안심하고 먹어도 문제는 없었다. 상추, 적 겨자, 청 겨자, 케일, 청로, 메인, 적 근대, 다 첨채, 쌈추, 국내산 돼지고기 200g 등이 주 메뉴이다.

▲ 유기농 채소가 이렇게 다양할 줄이야!

밥은 검정, 회색, 노랑 등 세 가지 색깔의 주먹밥이다. 보통 가정에서 먹는 밥은 아니다. 쌀, 배추, 고추 가루, 오징어는 모두 국내산이다. 다만 꽃게는 중국산이다.

▲ 산을 등진 환경 친화적인 화장실 입구.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엔 화장실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낮은 산을 등지고 활용한 화장실이 특이했다. 겉에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안은 잘 단장해 있다. 편리함, 청결, 품격이 있는 화장실 문화다.

식당은 주변이 서울의 북쪽으로 의정부시와 맞닿은 수락산의 정기가 배여 있는 곳이다. 수락산의 줄기 때문에 경치 또한 수려하여 수많은 서울 시민과 인근 시민들이 찾는 절경 중의 하나다. 넓은 주차 공간, 오히려 포장이 안 된 맨땅이 자연스러움을 더 했다.

▲ 식사 전 후에도 경치속에 파묻히는 것이 자연 힐링이었다.

사방이 봄꽃으로 수놓아 있었다.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오전11시부터 오후10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곳이다. 식사를 거의 마친 오후 4시에도 사람들은 줄어들지를 않는다. 점심으로는 너무 늦고 저녁으로는 이른 시간이다. 주차장부터 식당까지 어르신들이 걷기에는 약간 멀고 길이 안 좋아 불편한 듯하다.

돌아오는 길이 직선도로가 아닌 꼬부랑길로 시간이 다소 걸렸다. 오늘은 이렇게 점심 겸 저녁이 돼 버렸다. 모두가 코로나19는 물러간 듯 착각 속에 지내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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